미성년 자녀가 결제한 게임 요금, 취소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
결제 문자를 뒤늦게 확인했더니 게임 아이템 구매 내역이 줄줄이 찍혀 있습니다. 아이가 결제한 것이 분명한데, 게임사에 문의하니 약관을 근거로 어렵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미성년자 결제는 취소할 수 있다는 말은 들어봤는데 실제로는 왜 막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취소가 되는 근거와 함께, 취소가 막히는 세 가지 경우를 조문 단위로 정리합니다.
근거취소권은 민법 제5조에서 나옵니다
「민법」 제4조는 사람이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만 19세가 되기 전은 미성년자입니다.
「민법」 제5조제1항은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이를 위반한 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게임 아이템 결제도 법률행위이므로, 부모의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면 원칙적으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습니다.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민법」 제140조에 따라 제한능력자 본인과 그 대리인입니다. 부모가 대신 취소할 수도 있고, 미성년자 본인이 직접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글이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실제 거절이 이 지점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임사가 거절할 때는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를 근거로 삼습니다.
함정 1속임수를 썼다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
가장 자주 막히는 지점입니다. 「민법」 제17조제1항은 제한능력자가 속임수로써 자기를 능력자로 믿게 한 경우 그 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미성년자가 속임수로써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믿게 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정합니다.
쉽게 말해 성인인 척 속이고 결제했다면 취소권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그 보호를 악용하는 경우까지 감싸지는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이 조항이 무제한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속임수의 범위를 두고 학설이 나뉘는데, 판례는 적극적인 기망 수단을 쓴 경우만 속임수로 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나이를 밝히지 않았다거나 묻지 않아서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속임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게임사가 이 조항을 들어 거절할 때는 어떤 적극적 행위가 있었는지를 따져 볼 여지가 있습니다. 성인 명의 계정을 아이가 몰래 쓴 것과, 아이가 직접 허위 정보를 입력해 가입한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함정 2용돈으로 결제했다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두 번째로 자주 놓치는 조항입니다. 「민법」 제6조는 법정대리인이 범위를 정하여 처분을 허락한 재산은 미성년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매달 정해진 용돈을 주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쓰도록 했다면, 그 범위 안의 지출은 이미 허락된 처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제5조의 취소권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실무에서는 금액의 규모가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월 용돈이 몇만 원인데 수백만 원이 결제됐다면 허락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쉽습니다. 반대로 용돈 계좌에 연결된 카드로 용돈 범위 안의 소액이 결제된 경우라면 다투기가 훨씬 까다롭습니다.
함정 3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없어집니다
세 번째는 시간입니다. 「민법」 제146조는 취소권을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내에,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3년은 소멸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입니다. 대법원은 제척기간이 지났는지 여부를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접 조사해 판단해야 할 사항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문제 삼지 않으니 괜찮겠지 하고 미룰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것은 「민법」 제145조의 법정추인입니다. 취소할 수 있는 행위임을 알고도 이의를 보류하지 않은 채 대금을 그대로 납부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제 사실을 알고 나서 몇 달간 카드 대금을 그냥 결제해 온 상황이라면 이 부분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알게 된 시점에 곧바로 이의를 밝혀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유리돌려줄 범위는 현존이익까지입니다
반대로 미성년자 쪽에 유리한 조항도 있습니다. 「민법」 제141조 본문은 취소된 법률행위를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보고, 단서는 제한능력자가 그 행위로 인하여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상환할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단서는 부당이득의 반환 범위를 정한 「민법」 제748조에 대한 특칙입니다. 제748조에 따르면 사정을 알고 있었던 수익자는 이자까지 붙여 반환해야 하지만, 제한능력자는 선의인지 악의인지를 따지지 않고 현존하는 이익만 반환하면 됩니다.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반환 범위를 좁혀 둔 것입니다.
실무어디에 청구해야 하는지부터 정합니다
조문을 알아도 청구할 상대를 잘못 고르면 시간만 흘러갑니다. 결제 경로에 따라 순서가 달라집니다.
| 앱마켓 결제 |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를 거쳤다면 먼저 해당 마켓의 환불 절차를 밟습니다. 여기서 끝나는 경우가 가장 빠릅니다 |
| 게임사 직접 결제 | 게임사 고객센터에 미성년자 결제임을 밝히고 취소를 요청합니다 |
| 양쪽 다 거절 |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합니다 |
참고로 「콘텐츠이용자 보호지침」(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2024-16호)은 사업자가 이용약관에 정해 두어야 할 사항의 하나로, 이용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들고 있습니다. 약관에 이런 내용이 들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 두면 대화가 수월해집니다.
준비할 자료는 결제 내역과 주문번호, 아이가 실제 이용자였다는 정황,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입니다. 결제가 이루어진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면 이후 절차가 훨씬 간단해집니다. 환불 절차 전반의 얼개는 게임 환불 절차와 청약철회가 되는 조건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사업자가 응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입니다. 「콘텐츠산업 진흥법」 제29조에 따라 설치된 기관으로,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거래에서 생긴 분쟁을 조정합니다.
같은 법 제30조제1항 본문은 콘텐츠 거래 또는 이용과 관련한 분쟁의 조정을 받으려는 자가 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에 따라 다른 법률에 따른 분쟁조정을 이미 신청했거나 완료한 경우에는 신청할 수 없습니다.
신청은 위원회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고, 처리 기간은 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이 기준입니다. 다만 조정은 양쪽의 자율적 참여를 전제로 하는 절차라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습니다. 강제력이 있는 판단이 아니라는 점은 미리 알고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신청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부모가 직접 신청인이 되는 편이 절차상 간단합니다. 조정 절차 자체에 관해서는 콘텐츠 분쟁조정 신청하는 법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예방다시 생기지 않게 하는 쪽이 낫습니다
한 번 겪어 보면 알게 되지만, 취소 절차는 되찾더라도 시간과 품이 많이 듭니다. 결제 수단 쪽을 먼저 막아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앱마켓에는 결제할 때마다 비밀번호나 생체 인증을 요구하는 설정이 있습니다. 기기에 저장된 카드 정보를 지우는 것도 방법입니다. 통신사 소액결제 한도를 낮추거나 차단하는 것도 함께 해 두면 경로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설정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사고 싶어 했는지, 왜 말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결제 수단만 막았을 때 다른 경로가 생기기 쉽습니다. 게임 이용 시간과 규칙을 정하는 방법은 아이 게임 시간, 어떻게 정하는 것이 좋을까에서 정리했습니다. 게임을 고르는 단계에서 결제 구조를 미리 확인하는 방법은 무료 브라우저 게임 고르는 5가지 기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미성년자 결제의 취소권은 「민법」 제5조에서 나오지만, 실제로는 세 군데에서 막힙니다. 성인인 척 속였다면 제17조로, 허락한 용돈 범위 안이었다면 제6조로, 시간이 지났다면 제146조로 막힙니다. 게임사가 거절할 때 어떤 근거를 대는지 확인하면 다툴 지점이 보입니다.
반대로 제141조 단서는 반환 범위를 현존이익으로 제한해 미성년자를 보호합니다.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돌려주겠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그 계산이 타당한지 따져 볼 근거가 됩니다.
순서는 앱마켓, 게임사,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입니다. 알게 된 시점에 곧바로 이의를 밝혀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만 사안마다 사정이 다르므로, 금액이 크거나 다툼이 길어질 것 같으면 법률 상담을 함께 받아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4조·제5조·제6조·제17조·제140조·제141조·제145조·제146조 — law.go.kr
- 국가법령정보센터, 「콘텐츠이용자 보호지침」 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2024-16호 — law.go.kr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온라인 게임 계약해지 및 분쟁해결 — easylaw.go.kr
-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분쟁조정 안내 — kcdr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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